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 민폐쟁이야!

집 앞에 있는 작은 책 대여점 주인장과 나는 친한 언니, 동생 사이다.
정말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로또에 당첨되면 집 한 채씩 사서 앞집, 옆집 그러면서 살자는 사이.
이원이가 잠을 안 자서 업고 언니랑 수다나 떨까 하고 밤 늦은 시간에 나가보면 정말 별별 인간군상을 다 만나고 오게된다.
가게 앞에 있는 인형뽑기 기계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내리치고 그것도 모자라 '저 기계가 내 돈을 다 먹어버리고 난 집에 갈 차비도 없으니 돈 좀 달라'고 하는 정말 웃기는 아저씨도 봤었고 3 천원 넣고는 만원 넣었는데 기계가 그냥 먹통이라며 돈 물어달라는 사람도 있다.
기껏 외상으로 책을 빌려가면서 전에 본 책을 카운터에 휙 던지며 '이런 책은 돈 주고 보라고 해도 못 보겠다'고 큰 소리 땅땅치는 아저씨도 있고 아이를 재워놓고 한가롭게 커피 한 잔 하면서 책도 빌리고 수다도 떨 요량으로 오긴 하지만 그닥 반갑지 않은 아주머니들도 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나 해병대야, 이 씨발노마!'다.
불혹을 훌쩍 넘기신 분들이 기운도 좋으셔라. 드잡이질을 하며 한 치도 양보없는 접전을 벌이신다.
바로 가게 문 앞에 나란히 누워서 사이좋게 멱살을 잡고 말이다.
'도봉구에서 내 이름 모르는 사람이 없어' '경찰서, 구청 할 것 없이 내 이름만 대면 다 안다'
이 말에 나와 언니는 서로 얼굴을 보며 궁금했다.  대체 성함이 어떻게 되실까?
싸움하시는 중간에라도 이름자를 말씀하시겠지 기다렸지만 열심히 '씨발노마'만 찾으신다.
인내심이 바닥난 우리는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경찰관이 오고 그 두 분을 타이르시는 말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었다.
'서로 해병대들끼리 왜 이러세요! 약주 많이 하셨잖아요. 동네 사람들 다 깨우고 이게 뭡니까! 주무셔야죠. 주무셔야 내일 일도 나가시고 하실 것 아닙니까! 어서 집으로 돌아가세요. 연세를 생각하셔야죠. 저희도 힘들어요. 이게 벌써 몇 번쨉니까! 계속 신고 들어오잖아요.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
서로 해병대라는 말에 언니와 나는 키득거리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누가 그랬더라? 해병대를 나온 남자에게 화끈하게 데인 친구 하나가 이렇게 말했었다.
'해병대? 웃기지 마라 그래. 술 마시면 개병대야.'
음....... 그렇구나.
친구야, 너 진짜 생생한 경험을 통해 얻어진 주옥같은 명언이었구나.
그 경찰관이 두 분 중에서 한 분만 경찰차에 태워서 떠나고 1분도 안 되어 나머지 한 분이 대여점에 들어오려던 손님과 시비가 붙었다. 이번에는 누워서 멱살잡기가 아니라 남의 지갑을 꺼내려고 안간힘을 쓰시다 힘에서 밀리니 점퍼를 벗기려고 끈질기가 잡고 늘어지신다. 손님도 제법 체격이 좋으셨는지라 계속 그 분을 붙잡고 가게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서며 경찰서에 전화를 넣어달라 부탁을 하셨다.
'아저씨, 저 아세요? 왜 저를 잡고 이러세요? 이건 제 지갑이잖아요.'
까딱하다간 저 분이 열받아서 술 취한 양반 한 대 때리겠다 싶게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다행히 바로 경찰차가 오고 이번에는 아예 경찰관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피해자로부터 취객을 떼어내고 살살 달래기 시작했다.
'나 화났어. 저 새끼가 나한테 대들었어'
'아, 예. 저 분도 화 많이 나셨어요. 그러니 이제 그만 집에 가세요.'
그래, 저렇게 술만 마시면 '해병대'로 완벽히 변신하시니 어느 경찰관인들 잊을 수 있을까?
도봉동 사람들이 다 안다는 저 분, 여기 새롭게 알게된 이웃 세 명 추가요.
해병대를 나오고, 해병대 후배랑 술 마시고, 도봉동 사람들이 다 알게 취한 다음, 온 관공서 직원들이 다 알게 행패 부렸구려.
그래서?
그래서 뭐 어쩌라고?
씨발스럽게 부러운 홍라희 여사와 함께 제발 당신들 별로 가버렸으면 합니다.
민폐쟁이들끼리만 모여살면 서로 정답고 좋지않겠수?

사족: 클릭B의 김상혁 군은 이렇게 말했다.
        "술 마시고 운전했으나 음주운전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단기다발성치매를 앓고있는 나도 기억하고 있으니 표절한 사람을 고소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게요.
        어디 표절할 게 없어 저런 국민개그를 표절하시나, 참....... 
        전에도 말했듯이 한나라당은 정말 개그 잘하는 순서로 심어주시던가 능력이 여의치 않으면 따로 특훈이라도 시키는 게 아닐까 진지하게 의심된다. 이건 뭐......... 쩝!

by 머큐리 | 2008/02/28 01:59 | 트랙백 | 덧글(3)

Commented by 코피루왁 at 2008/02/28 02:32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진짜 웃겨..
Commented by 飛影 at 2008/02/28 11:49
저런 사람들은 가서 콩밥좀 먹어야 하는데 말이죠..-_-;;
예의가 없네요.
Commented by 머큐리 at 2008/02/28 22:01
루왁/ 통합개그콘서트화 프로젝트....의 야망을 가지고 온 외계인들이 하다하다 지쳐서 찌질해지며 몰락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한 편 보는 거 같어.

비영님/ 에효.... 해병대전우들끼리의 끈끈한 우정이 얼마나 깊은지 맨 바닥에 누워서 서로의 목을 감싸쥐고 '죽여주겠으' 하는데 무섭지도 않고 시끄럽기만 하고.... 해병대 안 가시길 진짜 잘하신 거여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