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3월 13일
이원이의 자아형성기 (부제: 말이 통하지 않으니 괴롭도다!)
하아......
우선 한숨부터 좀 쉬고 ㅜㅡ
이원이는 이제 25개월 반이 되었다.
슬슬 자아가 형성되는 마의 사춘기를 겪고 있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많은 고비들 중에서
이렇게도 주변 사람을 안타깝고 열통 터지게 만드는 시기는 아마 없을 것이다.
말은 안 통하지, 호불호는 뚜렷하지, 게다가 아빠의 핏줄을 고대로 빼다 박은 고집은 어떻고!
"싫어" "내꺼" "안 돼요" "나두"
이 네 가지 말들로 자신의 의사를 피력할 때면 정말 마빡에 힘줄이 불끈 솟는다.
방금 있었던 일을 푸념하자면
아침에 비가 온 관계로 포대기에 업어서 어린이집에 데려갔더랬다.
바람도 불고 날이 쌀쌀하기에 이 시간 즈음이면 짜증, 아니면 떼부리기라고 시간표에 정해진 듯 구는 지라
달랑 업어오자 얄팍하게 생각하고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친구들이 우르르 나오는데 가방을 메고 이원이가 현관에 나왔다.
선생님이 아이들이 신발 신는 것을 도와주느라 부산스러워서
이원이를 달랑 안고 마당에 서서 포대기에 업었다.
"나두~!"
"싫어~!"
"나두~!"
차 타고 싶어서 그러냐, 신발이 없어서 그러냐, 선생님과 안녕을 제대로 못해서 그러냐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나두와 싫어를 반복하며 큰 소리로 울어제낀다.
아아..... 성질대로 버럭 화를 내고 싶은데 두 번 참고 세번 인내하면서 골목 어귀까지 나왔다.
발버둥까지 치며 우는 통에 결국 걸음을 멈추고 차분히 물었다.
"이원이 신발 안 신어서 그래? 친구들은 신발 신었는데 이원이는 안 신어서?"
그제야 "응" 한다.
그러면서도 울음은 그치지를 않고 결국 같은 소리를 하고 또 하면서 집까지 얼레벌레 와버렸다.
"엄마가 미안해. 이원이 마음을 몰라줘서. 이원이가 추울까봐 업어주려고 그랬지. 집에 가면 이원이꺼 예쁜 신발이 있어. 얼른 가서 이원이 예쁜 신발하고 인사하자."
이 말을 대여섯 번은 한 것 같다.
집에 도착해서 자기 신발을 보자마자 울음이 서서히 멈추기 시작하고 그래도 징징징 울음끝이 뚝 떨어지질 않았다.
인내심이 달랑달랑 끝을 보이는 것을 느끼며 또다시 꾹 참고 욕실로 데려가서 세수를 시키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주니까 이제야 울음이 딱 멈췄다. 에효.....
어젯밤에 미리 만들어둔 플레인요쿠르트를 컵에 따라 수저와 함께 주니까 안 먹는다고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다가
"너 안 먹으면 엄마가 먹을거야. 얌, 맛있다."
원맨쇼를 하고 나니 "나두!" 이런다.
수저를 건네니까 숨도 안 쉬고 먹어댄다.
이거 없었으면 어쨌을까..... 그러면서도 푹푹 없어지는 요쿠르트를 보자니 내 뱃속이 다 흐믓해진다.
이런 게 엄마 마음이라는 걸 테지....
아, 그래도 엄마도 사람인데, 그냥 사람이기만 하냐?
이원아, 너희 엄마는 요즘 전투력 만땅 게이지의 움직이는 화약고란다.
제발 엄마를 신선으로 만들기 싫으면 말로 해결 볼 수 있는 수비범위 안에서만 놀아라... 제발 부탁이다.
덜 된 인간이 인간을 만들려니 같이 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알면서도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당할 땐 내가 이러다가 득도를 하겠다 속으로 머리를 쥐어뜯는다.
엄마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애가 이쁜 것은 한 순간이고 괴로움은 평생 간다.
그래도 사랑스러운 순간 때문에 애정이 깊어지고 엄마는 성숙하니 이 어찌 생명의 오묘함이 아니라 말할 수 있겠는가!!!
우선 한숨부터 좀 쉬고 ㅜㅡ
이원이는 이제 25개월 반이 되었다.
슬슬 자아가 형성되는 마의 사춘기를 겪고 있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많은 고비들 중에서
이렇게도 주변 사람을 안타깝고 열통 터지게 만드는 시기는 아마 없을 것이다.
말은 안 통하지, 호불호는 뚜렷하지, 게다가 아빠의 핏줄을 고대로 빼다 박은 고집은 어떻고!
"싫어" "내꺼" "안 돼요" "나두"
이 네 가지 말들로 자신의 의사를 피력할 때면 정말 마빡에 힘줄이 불끈 솟는다.
방금 있었던 일을 푸념하자면
아침에 비가 온 관계로 포대기에 업어서 어린이집에 데려갔더랬다.
바람도 불고 날이 쌀쌀하기에 이 시간 즈음이면 짜증, 아니면 떼부리기라고 시간표에 정해진 듯 구는 지라
달랑 업어오자 얄팍하게 생각하고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친구들이 우르르 나오는데 가방을 메고 이원이가 현관에 나왔다.
선생님이 아이들이 신발 신는 것을 도와주느라 부산스러워서
이원이를 달랑 안고 마당에 서서 포대기에 업었다.
"나두~!"
"싫어~!"
"나두~!"
차 타고 싶어서 그러냐, 신발이 없어서 그러냐, 선생님과 안녕을 제대로 못해서 그러냐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나두와 싫어를 반복하며 큰 소리로 울어제낀다.
아아..... 성질대로 버럭 화를 내고 싶은데 두 번 참고 세번 인내하면서 골목 어귀까지 나왔다.
발버둥까지 치며 우는 통에 결국 걸음을 멈추고 차분히 물었다.
"이원이 신발 안 신어서 그래? 친구들은 신발 신었는데 이원이는 안 신어서?"
그제야 "응" 한다.
그러면서도 울음은 그치지를 않고 결국 같은 소리를 하고 또 하면서 집까지 얼레벌레 와버렸다.
"엄마가 미안해. 이원이 마음을 몰라줘서. 이원이가 추울까봐 업어주려고 그랬지. 집에 가면 이원이꺼 예쁜 신발이 있어. 얼른 가서 이원이 예쁜 신발하고 인사하자."
이 말을 대여섯 번은 한 것 같다.
집에 도착해서 자기 신발을 보자마자 울음이 서서히 멈추기 시작하고 그래도 징징징 울음끝이 뚝 떨어지질 않았다.
인내심이 달랑달랑 끝을 보이는 것을 느끼며 또다시 꾹 참고 욕실로 데려가서 세수를 시키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주니까 이제야 울음이 딱 멈췄다. 에효.....
어젯밤에 미리 만들어둔 플레인요쿠르트를 컵에 따라 수저와 함께 주니까 안 먹는다고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다가
"너 안 먹으면 엄마가 먹을거야. 얌, 맛있다."
원맨쇼를 하고 나니 "나두!" 이런다.
수저를 건네니까 숨도 안 쉬고 먹어댄다.
이거 없었으면 어쨌을까..... 그러면서도 푹푹 없어지는 요쿠르트를 보자니 내 뱃속이 다 흐믓해진다.
이런 게 엄마 마음이라는 걸 테지....
아, 그래도 엄마도 사람인데, 그냥 사람이기만 하냐?
이원아, 너희 엄마는 요즘 전투력 만땅 게이지의 움직이는 화약고란다.
제발 엄마를 신선으로 만들기 싫으면 말로 해결 볼 수 있는 수비범위 안에서만 놀아라... 제발 부탁이다.
덜 된 인간이 인간을 만들려니 같이 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알면서도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당할 땐 내가 이러다가 득도를 하겠다 속으로 머리를 쥐어뜯는다.
엄마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애가 이쁜 것은 한 순간이고 괴로움은 평생 간다.
그래도 사랑스러운 순간 때문에 애정이 깊어지고 엄마는 성숙하니 이 어찌 생명의 오묘함이 아니라 말할 수 있겠는가!!!
# by | 2009/03/13 17:10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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